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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oubleShooter Report™ 2008

마음 속 가장 우울한 곳을 끄집어 내어 글로 옮긴 공간 by 트러블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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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9 필요(必要)에 의한 삶(1)

필요(必要)에 의한 삶


Broken Glass, originally uploaded by justinbrade.


60만원을 받던 월급이 100만원으로 인상되면서 지르고 싶은 물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DSLR, 손목시계, 옷, 자전거, 핸드폰 등등. 이 중에서 실천에 옮긴 것은 자전거 하나 뿐이다. 나머지 물건들은 병원비가 빠져나가는 석 달 뒤에나 생각해야 할 듯.(사실은 자전거를 산 지 이틀만에 내리막길에서 굴러떨어져 뇌진탕 등을 당해 한동안 각종 측은한 소리들을 다 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 사고로 치른 병원비만 무려 27만원.)

마음만 먹으면 월급이 오르기 전이라고 해서 지르지 못할 것이 없었다. 신용카드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고, 할부제도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물건들을 사지 않았다. 아직은 새로 사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해서였을까? 아니면 그 물건들이 지금의 나에게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농담식으로 친구들한테 이런 말을 했다. "야, 만약 내가 카메라를 지르고 자전거를 안 질렀으면 내가 그 사고를 당했을까?" 만약 내가 좀 더 사진을 찍는데에 열을 올리고, 그래서 자전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과연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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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내가 DSLR을 지르고 싶어하고, 손목시계를 지르고 싶어하는 이유가 과연 필요에 의한 것일까? 그것은 아닌 것 같다. "내 자랑을 하고 싶어서"가 가장 적절한 이유일 것 같다.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 지에 대한 것은 그 다음 문제일 뿐이다. 물건의 가장 큰 가치가 쓸모라 여기는 나의 관점에 의하면, 사실 내가 지름신과 손을 잡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나에게 친구란 무엇일까? 예전부터 고민해왔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을 가리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나에게 저 사람이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의 문제를 두고 잣대를 대었던 것이다. 항상. 매 순간마다.

그럼 그 기준이 명확했냐고? 그건 아닌 것 같다. 아, 한 가지 기준이 있던 것 같다. 말이 통하느냐 통하지 않느냐. 그래서 말이 통한다 싶으면 더욱 가깝게 (빌)붙으려 했고,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내가 먼저 거리를 벌려버렸다. 그리고, 통하는 상대였다고 해도 어느 순간이 되면 다시 거리를 벌려놓았다. 아마, 말문이 막혀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그것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어릴적부터 스스로를 "말하는 것보다 듣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평하여 왔는데, 이제는 그것이 과연 사실인지를 되묻고 싶다. 너, 사실은 말을 하고 싶어서 계속 참고 지낸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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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의 삶을 이어갈 필요가 있을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오죽하면 "서른 살 이전에 죽어버릴거야"라고 말해왔겠나.

그러면, 그냥 죽어버리지 왜 아직 안 죽고 있는데?

글쎄...... 사실은 내가 죽어야 될 이유를 못 찾았거든.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 죽어야 될 이유도 없다니. 너, 대체 뭐하는 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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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지 않으려 했는데, 뇌진탕을 입었던 때의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 자전거를 수습하고 가방 안에 있던 안경수건으로 지혈을 시킨 다음에 엉겁결에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방수밴드로 찢어진 부위를 대충 응급처치한 뒤에 상처부위의 쓰라림을 겨우 버텨내고 샤워를 했다.

그리고, 나는 다음 날 출근시간을 기억해내느라 그리고 울렁거리는 속과 타오르는 갈증 속에서 잠을 청했다.

만약, 그 사고로 내가 재수 없게 - 혹은 재수가 좋게 - 죽어버렸다면?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고 했던가?

그럼, 당신은 살고 싶어하는 생각이 별로 없는 나를 왜 살려둔거지?

살아야 할 필요를 느낄 때 까지는 못 죽이겠다, 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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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티에프 2008/08/11 22:24 address edit & delete reply

    좋은 보험이 필요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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