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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oubleShooter Report™ 2008

마음 속 가장 우울한 곳을 끄집어 내어 글로 옮긴 공간 by 트러블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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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09 모이자! 시청으로!

모이자! 시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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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區)의 행정을 홍보하는 게시판에 붙은 이 포스터. 구청에서 앞장서서 이것을 붙였을 리는 없다. 보이지 않는 순간에 누군가가 급히 - 아니면 여유롭게 - 청테이프를 뜯어내어 붙인 뒤에 사라진 것 같다. 포스터는 "모든 것을 멈추고, 촛불을 들라!"고 외치고 있다. 나는 노동시간 때문에 참여할 수 없다. 아니, 노동에서 벗어난 휴일이라고 해도 이 집회에 참석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100만 대행진을 위해 내 노동을 - 정확히 말해 내 임금을 - 포기할 정도의 강심장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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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6일. 인사동으로 향하던 151번 시내버스가 종각역사거리에서 경찰의 통제를 받으며 종로로 빠져나가려 하였다. 버스기사님은 종로2가에서 문을 열어주었고, 나는 버스에서 내려 교보문고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종로1가는 시민들이 "접수"한지 오래인 것 같았으며, 벤치 위에는 주인이 떠나간 양초가 아직도 불을 밝히고 있었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며 "광야에서"를 목놓아 부르고 있었고, "이명박은 물러가라" "어청수는 물러가라"는 구호가 귀에 맴돌았다. 아예 돗자리를 들고 나와 간식을 먹으며 촛불을 밝히는 가족도 있었다. 그날, 내가 본 촛불문화제 - 나는 이 표현을 굉장히 싫어한다 - 는 문화제를 뛰어넘어 '축제'가 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나는 "그러면 그렇지" 하며 입맛을 다셨다. 또다시 경찰과 시민이 충돌한 것이다. "전선"에서는 아직도 전투가 한창이었던 것이다. 그에 비하면 나는 후방에서 여유를 즐기며 "광야에서"를 불렀던 것이다. 후방에서처럼 촛불문화제가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적"의 도발은 무식하면서도 가끔은 효과적이기도 하였다. 그에 대한 소식들은 오히려 여러분이 훨씬 잘 아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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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우리가 모든 기계를 멈추게 하였노라!" 상당히 낡은 구호이다. 그 구호가 포스터에서 되살아난 느낌이 든다. 물론 모든 기계를 멈추게 할 정도의 무식함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일하는 카페의 에스프레소머신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투쟁을 위하여 기계를 멈추게 하였다면, 누군가는 생존을 위하여 기계를 돌려야 한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나의 뜻을 분명히 하겠소.

내 블로그에는 촛불이 켜져 있소.

내 심장에도 촛불이 켜져 있소.

나는 당신들도 켜놓은 촛불을 지지하오.

다만 자리에 같이 하지 못함을 너무 책하지 않길 바라오.


- 집 앞 어느 게시판에서, 2008년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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